건축가가 말하는 '진짜' 미니멀리즘, 미니멀라이프
미니멀 라이프, 미니멀리즘
사람들이 제일 쉽게 느낄 수 있는 미니멀리즘의 정수는 아이폰 디자인일 것입니다.
갤럭시 스마트폰은 버튼이 3개였지만 아이폰은 하나로 남겨놓았죠.
미스 반 데어 로에(Mies Van der Roge)가 “Less is more”라는 말을 했습니다 이는 더 줄일수록 더 좋은 것이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1. 미니멀리즘의 등장
미니멀리즘은 산업화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농경 사회 때에는 우리가 뭔가를 생산하려면 넓은 땅에 흩어져서 살아야 되잖아요? 그러면 인구 밀도가 되게 낮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산업화가 되면서 우리 일자리의 대부분들이 공장에서 일을 하는 사람이 되는 거죠. 그러면 모여서 일을 할 수밖에 없게 되고 전체 인구의 80%가량들이 도시로 이동을 하면은 뭐가 제일 많이 필요하겠습니까? 집이 필요하겠죠.
빠른 시간에 많은 생산을 해야 되는 그런 어떤 시대적인 요구가 생겼는데 르네상스 시대 때 공방에서 장인들이 장식을 넣어가면서 만들면서 하게 되면 그 많은 생산 수요를 다 따라갈 수가 없는 거예요. 근데 지금 책상은 아주 심플해졌어요. 이건 미니멀한 거죠. 최소한으로 기능만 할 수 있게끔. 그래야지 단가가 떨어지고 빨리 많은 걸 만들 수 있게 되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산업화는 곧 장식이 사라지는 것과 동일한 얘기입니다.
당연히 그러한 조각이나 그림이나 스탠드글라스 같은 것들이 그 공간을 구성하는 데 중요한 요소이긴 하죠. 특히 종교 건축 같은 경우에는 스토리텔링이 돼야 되는 거고 이것은 세계관을 주입하는 것이거든요. 근데 생활 공간은 사실 그런 것들이 별로 필요가 없죠.
2. 왜 현대인은 미니멀라이프를 추구할까?
지금은 스마트폰이라는 것도 있고 이런 걸 통해서 우리는 상징적인 정보들을 다 얻으니까 실제로 건축물 자체에서는 상징이나 장식이나 이런 것은 다 사라져버려도 되는 그런 사회가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현대 사회의 미니멀리즘이라고 하는 거는 정보 과잉 사회이기 때문에 더욱더 그게 각광을 받는다 볼 수 있어요. 우리는 너무 많은 정보를 얻기 때문에 실제로는 우리가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힘이 점점 없어지고 그럴 기회가 없어지는 거죠.
근데 오히려 내가 머무르고 있는 공간 자체가 깨끗하게 정리가 되어 있고 나한테 아무런 정보를 주지 않는 하얀색 벽으로 돼 있는 공간에 들어가면 그때 이제 주체적으로 내 정보를 찾거나 생각 할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거죠.
공간을 내가 물건을 많이 갖고 오고 가구를 많이 사게 되면은 그만큼 공간을 그 가구와 나눠서 쓰는 거거든요. 그러면서 그 공간의 자유가 그만큼 줄어든다라고 볼 수도 있어요. 현대인은 정보의 과잉과 공간의 축소 이런 것들을 통해서 계속해서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에 나의 자유를 더 확보하기 위해서 미니멀리즘이 오히려 더 부상되는 게 아닌가 그렇게 생각을 해요.
3.공간의 플랫폼화
스마트폰 스크린을 딱 열면은 빈 스크린이 나오잖아요. 그게 공간이죠. 거기다 배경 화면을 깔아요. 저 같은 경우에는 메나탄의 센트럴 파크 뷰를 깔았는데 그러고 나서 앱을 까는 거예요. 하나하나 이 공간들을 내가 채워 나가는 겁니다. 그래서 우리가 즐겨 쓰는 말 중에 공간의 플랫폼화 이런 얘기 이거 자체는 플랫폼이 되는 거고 거기에 내가 앱을 넣고 꾸미면서 언제든지 이걸 지우고 삭제하고 새로운 걸 깔고 하면서 다양한 기능들을 만들어 나가는 거죠. 그래서 가구는 하나하나의 애플리케이션이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집은 이 플랫폼 스크린 같은 역할을 하는 거죠. 그래서 아주 뉴트럴한 중립적인 공간으로 플랫폼이 될 수 있는 하나의 정방향의 공간을 딱 제공을 해주고 거기에 필요에 따라서 내가 가구 배치를 바꾼다든지 버린다든지 산다든지 해서 그 공간을 내가 꾸며 나갈 수 있는 것 그게 현대인들이 원하는 공간의 개념인 것 같아요. 여기에 익숙해진 거죠. 애플리케이션 다운 받아가지고 앱을 스마트폰 스크린에 올려놓고 쓰는 것과 점점 비슷해지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아요.
평소 생활하면서 미니멀리즘에 대해 한 번쯤 들어는 봤을 것 같습니다. 뭔가 트렌디한 느낌이죠. 저는 미니멀리즘을 이렇게 생각합니다. 자신만의 공간에서 그 공간에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나타낼 수 있고, 그 공간 자체를 브랜드화 시킬 수 있는 수단이라고요. 여기서 중요한 건 ‘수단‘입니다.
뿐만 아니라 요즘의 현대인들은 미디어에 대한 의존도가 굉장히 높은 편입니다. 자신들의 삶을 좀 더 미니멀하게 만들어 그 공간을 채워나가며 자신의 주관을 좀 더 단단하게 만드는 과정을 거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사실 20대인 저도 그렇습니다. 궁금한 점이 생겼을 땐 고민이 아니라 바로 핸드폰을 켜죠. 그게 빠르니까요. 미니멀한 삶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는 영상이었습니다.